본문 바로가기

일상

친구, 애인, 나. -1부


1

나는 오늘 난장판이라는 걸 체험했다.
아니...체험했다는 차원을 넘었다고 할까.
오늘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적자면,

[이성애자라 생각했던 친구한테서 사랑한다고 고백받았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어.
보이즈 러브니, 낚시 같은 게 아냐.
그것보다 좀 더 무서운 편린을 맛봤어.







2

축하합니다.
드디어 애인이 생겼군요.






4

아랫도리에 너와 같은 게
달린 애인이지만.






5

아무튼 내 이야기를 들어줘.
일이 벌어진 건 2주전.






7

나는 죠죠를 좋아한다.
하지만 돈이 없기 때문에 전권을 사진 못했어.
우리 집에는 1부, 4부, 6부가 없다.






13

그래서 죠죠 전권을 가진 친구네 집에 자주 갔었다.
그 녀석 이름은 일단 하야토 라고 해둘까.

일단 스펙을 적자면,


달렸다.
대학교 1학년, 키 179 정도에 옷을 벗으면 몸매가 제법~
평범하게 생겼지만 노력하면 멋져질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하야토
달렸다. 하지만 게이.
대학교 1학년, 하지만 다른 학교.
키 182에 상당한 근육질.
잘생긴데다 성격도 좋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사이.






14

휴일이 되서 죠죠나 읽을까 싶어 하야토에게 전화했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나는 하야토네 집에 가서 죠죠 4부를 보게 되었다.







15

하야토네 집은 우리집에서 가깠다.
자전거로 얼마 안가서 도착할 정도.
하야토네 집에 도착했다.
하야토는 나를 집안에 들인 뒤 책상에 앉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 완전 공기 상태 wwwwwwwwwww
나는 실례~ 라고 말하며 하야토네 집 쇼파로 갔다.
쿠션 위치나 등받이를 조정한 뒤 죠죠를 몇권 가져왔다.
그리고 평소처럼 감상 개시.






16

내가 읽고 있던 에니그마 에피소드는 마침 클라이막스 상태였다.
설마하니 훈가미가 그런 짓을 할 줄이야.
예상치도 못한 결과가 나와서 흥미 진진!






17

가슴을 졸이며 죠죠 4부를 3권 이상 읽고 있던 중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하야토네 집에 올 때는 언제나 패밀리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갔기에,

나 [어이~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하야토 [응? 아, 잠깐만. 이거 조금만 더 하고.]

나 [뭔데, 그거?]

하야토 [과제.]

나 [흐음.]

그렇게 해서 그 날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갈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18

하야토는 하나에 열중하면 다른 게 안 보이는 타입이었다.
나는 그대로 2시간 정도 더 기다렸다.
죠죠는 3권 정도 더 읽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있었다.
이제 그만 돌아갈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이었다.
배고프단 생각에 하야토의 등을 향해 궁시렁 오라를 보내고 있자니
하야토가 갑자기 필기도구를 정리하더니 기지개를 쭉 폈다.
그리곤 내가 아직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19

하야토 [어? 너 아직도 있었어?]

어이이이이이이이이 wwwwwwww

나 [아니..기다리라고 했잖아...]

나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기분이 별로 안좋았다.

하야토 [식사는 했어?]

계속 기다렸는데 식사를 어떻게 해!! wwwwwwwwww

하야토 [아, 미안, 미안. wwww]

그리하여 대신 술을 마시러 가게 되었다.







29

우선 중요한 이야기만 쓴다.
오랜만에 술을 잔뜩 들이킨 덕분에 취해버린 우리는
편의점에서 또 술을 사서 하야토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안주도 꺼내놓고 2 라운드 돌입.
시합 개시 후 2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TV를 보던 중 아까 읽고 있던 죠죠가 떨어져 있는 게 보여서
별 생각 없이 내가 봤던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31

나 [이야 그 훈가미 유우야 말야. 후반엔 열혈로 각성한 거 같아.]

하야토 [응, 키시베 로한한테, '하지만 거절한다.' 라는 말을 들었던
            찌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지.]

나 [아, 그런데 그 녀석은 우정에 더해서 너무 뜨거워. www]

하야토 [하긴 좀 그런면이 있지 wwwwwww]

그리하여 술주정뱅이 특유의 이해못할 대화법으로 인해,
우정은 뜨거운 것이란 내용의 대화를 하게 되었다.

나 [그런데 우리도 그 정도로 뜨겁지? 분명 wwwww]

하야토 [응?]

나 [아니, 고등학교때 친구중에 아직도 같이 노는 건 너정도고.]

나 [나와의 우정은 www 영원할 것 같애 wwww]

나는 취하면 부끄러운 이야기를 뜨겁게 말하는 타입입니다. www






32

나 [영원한 우정 wwww 영원 wwww]

하야토 [무리야 wwwww 그런 건 wwwwww]

나 [뭐어~? 어째서야!!]

난 당시 취해서 조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하야토 [아니, 그게 말야 wwwwwwwww]

나 [무리일리 없잖아! 우리는 영원한 우정을...]

하야토 [무리라니까 wwwww 나, 너 좋아하니까. wwww]






33

>>32

.......뭐?





36

나 [응!! 좋아! 영원한 우정이다!!]

난 바보였다. wwwww

하야토 [아니 www 그런게 아니라 ww 사랑이란 의미로 좋아해 w]

나 [으헤헤헤헤~ 너 게이였냐?]

하야토 [아니 wwww 나 진심이야 www]

나 [낄낄낄낄~ 진심이라니 wwwwwww

난 진짜 바보였다. wwwwww

하야토 [진심이야.]

눈빛이 진심이었다.






38

>>36

이건 심하다.





39

나 [하하하하하, 하, 하....]

하야토 [진심이야.]

취한 상태였지만 눈빛만은 또렷했다.
나는 취기가 한순간에 날아감을 느꼈다.
의미를 모르겠다.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 이 자식...
나는 하야토와 눈을 맞춘 채 그대로 동작을 멈췄다.

하야토 [나는...진짜로...]

하야토는 잠시 숨을 골랐다.

하야토 [게이다.]






40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울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아마 긴장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야토 [나는 너를 좋아한다.]

아직도 내눈을 똑바로 보고 있다.
TV는 켜져 있었지만, 그때만은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야토 [친구로도 좋아해. 하지만 널 사랑하는 마음이 터 크다.]

나는 그때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게이 클럽 같은 곳에 갈까,
이렇게 잘생긴 주제에 어째서 게이?
현실도피라고 할까, 그런 망상을 하던 중.

하야토 [나는 너와 친구 관계로 영원히 이어나갈 자신이 없어 w]

하야토는 조금 쓴웃음을 지으며 간신히 시선을 거두었다.
그제서야 간신히 굳었던 몸이 풀어졌다.






43

나는 뭐가 뭔지 잘 몰랐지만, 뭔가를 해야 겠단 생각보다
미안하단 생각과 부끄럽단 느낌이 더 컸다.
하야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TV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TV 내용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뭔가 말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나 [저기....미안...]

결국 이 말만 간신히 할 수 있었다.
하야토의 몸이 꿈틀하고 흔들렸다.
나는 고개를 숙인채 앉아 있었고 그대로 시간만 흘러 갔다.






45

나 여자 친구 있는 거 하야토도 알고 있잖아, 그런데 어째서.
하야토를 다음부터 어떻게 봐야 하지,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리속을 지나갔다.

TV 프로그램이 끝나 다음 프로그램이 시작될 쯤 하야토가 중얼거렸다.

하야토 [...그래...미안.]

그리고 침묵.
돌아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말을 거는 게 좋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중
나는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47

참으면 참을수록 소변이 더 마려웠다.
위험해!! 화장실은 하야토 근처에 있는데...
현재로썬 움직이기 힘들잖아. 어떻게 하지.
나는 얼굴을 들어 하야토의 옆모습을 힐끗 쳐다봤다.
그 때 하야토는 쇼파에 앉아 있었는데
그 자세가 흡사 아베씨 같았다.
순간 내머리속에서 아베 씨 = 하야토 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베 [하지 않겠나?]

그 순간 나는 뿜었다.





역주






48

너무 바보같아서 나도 뿜었다. wwwwwwwwwwwwwwwww





49

나는 뿜었다. wwwwwwwww

나 [푸웁!!]

하야토 [?!!!]

하야토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난 큰일났다 생각하면서도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www

나 [아니 그게 www TV wwww TV 가 너무 재미있어서 www]

하야토 [어이, 어이 wwww 분위기 좀 읽으라구 www]

하야토도 내말에 같이 웃었다.
덕분에 운좋게도 분위기가 누그러 들었다.
이 때만큼 아베 씨에게 감사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화장실로 갔다.






52

화장실에는 물론 아베 씨가 없었다.
이상하게 안심한 나는 대변도 볼 생각으로 변기에 앉았다.
화장실에 앉아 냉정하게 돌이켜 생각해봤다.
어떻게 하지? 난 뭘해야 되는 거야?
친구가 나한테 고백했다. ...그런 스레 읽은 적 있지만.
이런 전개는 듣도 보도 못했어. wwwwwwwww
위험해, 진짜로 위험해. wwwwwwwww
하지만 저쪽은 진지하게 날 믿어주고 있어...역시 지금은...
고민하는 사이 잠시 졸았던 것 같다.
바깥에서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야토 [어이~ 나도 화장실 쓰고 싶어. 빨리 나와!]

서둘러 나오니 하야토가 화장실안에 들어갔다.
그걸 보고 나는 결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바보 같은 짓을...
내가 내린 결단은,

멋진 이몸의 친구 어택

이었다.






54

내가 생각한 작전은 이랬다.

1. 하야토가 화장실에서 나오면 내가 없다.
2. 하야토 쇼크!! 역시 게이는 무리였나...
3. 그동안 편의점에서 갔다온 내가 모습을 드러낸다.
4. 손에 든 술과 음식을 내보이면서,
    나 [아직 괜찮지? 아침까지 마시고 죽자!!]
5. 하야토와의 우정을 재확인.


....아무 것도 말하지 마...나도 잘 아니까.
너무나 완벽한 작전이라는 걸.






55

아, 그렇군. 잘았어.

넌 확실히 바보다.





56

문제는 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술 사러 가는 게 부자연스럽다는 것.
나는 테이블 위에 남아 있던 맥주 캔을 확인했다.
거의 손도 안된 맥주가 남아 있었다.
위험해, 이걸 놔두고 술 사러 가는 건 부자연스러워.
하야토가 그렇게 생각하면 이 작전은 끝이다.
당시 나는 어째선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맥주를 원샷했다.

....조금 휘청했지만....괜찮아!!

나는 윗도리를 껴입고 편의점에 갈 준비를 마쳤다.

하야토 [응? 어디 가려고?]

하야토가 너무 빨리 돌아왔다.

나 [...응? 아....편의점...]

하야토 [그럼 나도 같이 가.]

작전과 현실은 달랐다.






59

편의점까지는 꽤 멀었다. 우리집 가는 거리보다 먼 거리.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손 잡아줘...라고 말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하니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거기다 취기가 상당히 심했다. 맥주의 파괴력은 천천히 오니까.
거기다 추운 탓도 있어 또 소변이 마려웠다.
자연스레 발걸음을 빨리했다.
하야토는 그걸 보고 다른 이유라 착각한 것 같았다.

하야토 [놀라게 해서 미안.]

목소리가 낮았다.

나 [어...아, 아니...]

하야토 [진짜로 미안.]

나 [괜찮아... 나도 못 알아챘으니... 미안.]

나는 소변을 보고 싶었다!!
솔직히 대화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하야토 [아니 xx의 잘못이 아냐. 보통은 짐작도 못 할테니까...]

나 [괜찮아.(빨리 걸어! 쨔샤! 난 방광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야!)]

하야토 [난...정말...]

나 [아니, 아니. 내 잘못이 더...]

이 자식....설마 아베 씨랑 똑같은 말을 하려고 일부러 늦게 걷는 건가?
그걸 상상했더니 너무 웃겨서 또 뿜었다.







62

하야토 [어쨰서 웃는 거야 wwwwwwww]

나 [그게 www 아무 것도 아냐 www 미안 wwww]

하야토 [웃을 장면이 아니잖아 www]

우리 둘은 거기서 큰소리로 웃었다.

나 [아니 진짜 미안 wwwwww]

하야토 [그러니까 너 진짜 wwww 바보냐 wwww]

이 자식이 게이라니...꿈속 이야기 같다. 지금도 같이 웃고 있고...
아니 방금 전까지 있었던 건 그냥 개꿈이 아닐까?

하야토 [뭐...나는 그러니까 널 좋아하지만.]

.....편의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안했다.





63

거북해 wwwwwwwwwwwwwwwwww





64

편의점에서 안주랑 술을 사와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사실 한계 상태였다.
편의점에 가기 전 맥주 원샷 했던 게 치명타였다.
균형도 잡지 못하겠고...
지금 상태로 덮쳐지면 이런 근육질 상대로 저항도 할 수 없다.
?!!!
이런 바보!! 친구를 신용하지 못하다니!!
...하지만...최저한의 경계는 해야...
하야토네 집에 돌아온 뒤 내 머리속은 또 혼란스러웠다.
하야토가 안주 만드는 걸 앉아서 멍하니 보고 있자니
어느 새엔가 고백받았을 때와 같은 자리로 돌아온 상황.
TV 프로그램은 차례대로 바뀌고 술로 사라져 갔다.
나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야토가 충격적인 말을 건넸다.

하야토 [....내 애인이 되줄 수 있어?]

무리, 절대로 무리.






66

이 녀석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까 미안이라고 말했잖아.
거기다 이성애자한테 호모가 고백했다고 해서,
일석 일조에 받아들이는 경우가 세상에 몇 있겠냐.
그런 건 절대로 무리.
그보다 너 그렇게 잘생긴 주제에 어째서 호모야!!
나는 약간 화가 났다.

나 [아...난...여자 좋아해...]

하지만 격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wwww

나 [그보다 우리 친구잖아. ww 친구 사이에 애인이라는 건 무리 w]

그런 말을 필사적으로 했던 것 같다.
돌아가지도 않는 뇌를 최대한 굴렸다.

하야토 [........그런가.]

하야토가 울었다.






69

하야토 wwwwww 펑펑 울고 있었어. wwwwww
지금은 몰라도 당시에는 좀 쫄았다.
내 잘못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
포르포 씨에게서 그걸 배웠으면서!! 나란 놈은 정말 바보다!

나 [아, 울지마 w 내가 게이였다면 아마 네 애인이 됐을 거야. w]

나는 정말 바보다 www 좀 더 분위기를 읽었어야 했는데. www
하야토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나는 취기와 혼란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뭘 해야 될지를 필사적으로 생각해봤다.
우선 VIP에서 읽었던 게이 스레 내용을 떠올려봤다.
하지만...내 노력은 하야토의 발언에 허무하게 날아갔다.

하야토 [한가지...부탁이 있어.]






70

나 [응?! 어? 뭐?]

하야토 [한번...키스해주면...포기할 수 있을 거 같아.]

잠깐아아아아안 wwwwwwwwwwwwwwwwwwwwwww






73

하지만 당시 나는 정말 바보였다.
키스 정도로 우정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다면!!
술에 취해 있었던 나는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이대로 가면 원래대로의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희생으로 우정만은 지켜내겠어!!
그 때 나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결심을 내렸다!!

하야토 [........]

나 [한번 정도라면...]

각오 완료!!
이 몸을 희생해 우정을 손에 넣는 것이다!!

나 [괜찮아.]






754

이걸로 >>1은 신세계의 문은 열었군요. 압니다.





76

하야토가 고개를 들어 내눈을 쳐다봤다.
침묵만이 방을 가득 메웠다.

하야토 [응...]

하야토가 나한테 다가왔다.
^&(*!_@#$!#@$^@#$^!@#(*$_!
내 심장은 몹시...격렬합니다. 상태
첫사랑을 고백할 때도 이 정도로 긴장하진 않았다.
하야토와 나는 서로 마주보며 앉았다.
서로 시선을 맞췄다.
나는 이상할 정도로 침착했다.
그렇다, 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나머지는 하는가! 당하는가! 정도 뿐!

하야토 [....그럼.]

하야토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나 [기다려!!!]

하야토의 움직이 탁하고 멈췄다.

나 [이 키스가 끝나면 우리들은 영원한 친구다. 알고 있지?]

그런 말을 했다. 뭐야, 이거! 완전 사랑 고백이잖아. wwww

하야토 [....응, 약속할께.]

하야토는 다시 가까워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생각해보니....우울해서 죽고 싶다.






79

>>1을 여자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이건 모에 시추에이션 wwwwwww





82

가능한 하야토가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가면 쓴 붉은 남자의 말이 뼈저리게 공감된 순간이었다.
잠깐 쪽 하고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접촉 순간은 상당히 길었다.
설마 혀를 넣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러진 않았다.
다만....입술 감촉이 기분 나빴다...
아아아아아...더 이상 생각해내고 싶지 않으니까 상세한 묘사는 무리.
아무튼 키스가 끝났다.
입술을 닦고 싶었지만, 하야토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으니 참았다.

하야토 [...xx. 고마워.]

하야토는 울고 있었다.

나 [이걸로 우리는 다시 친구야!]

나는 뭔가 어려운 일을 끝낸 듯한 충만감을 느꼈다.
길었던 싸움이 마침내 끝난 것이다.






85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긴 싸움이었다...
하지만 시대도 변하는 법.
긴장이 풀리자 나는 너무나 졸렸다...정말 너무나...
온몸이 무겁다...나도 킬리만자로의 눈 녹은 물을 마시고 싶어...

나 [...졸려...]

평소라면 하야토네 집 쇼파에서 자고 아침이 되면 집에 갔을 것이다.
하지만 하야토가 게이라는 걸 안 이상 조금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야토는 신용하고 있지만, 그것도 이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야기.
예를 들어 술에 취한 남녀가 같은 방에서 자면 위험한 거랑 같다.
하야토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나 [...아이 귀찮아... 그럼 나 쇼파에서 잘께...]







89

말이랑 행동이 다르잖아!! wwwwwwww




92

어이 wwwwwwwwwwwwwwwwwwwwwwwww





93

하지만 졸렸단 말이다. wwwwwwwwwww
거기다 키스 한번 했으니까 우리는 또 다시 친구라구!
그런데도 하야토를 계속 게이로 보는 건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야 ww
하야토네 집에 묵는 건 내 신뢰를 내보일 수 있는 찬스.
응, 실로 정론이다.

하야토 [응? 어? 괜찮은 거야?]

하야토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졸린 것에 저항할 수 있는 녀석이 있을까? 아니, 없다!

나 [아아....나 잘 거야...이불 줘...]

나는 졸리면 상당히 기분이 나빠진다.
하야토가 손님용 이불을 꺼내왔다.

하야토 [괜찮아? 진짜?]

하야토는 당황스러워 했지만, 나는 졸렸다.
나는 하야토에게서 이불을 뺏어 쇼파에 깔았다.
그때 하야토의 표정은.....
아니...관두자... 당시 나는 졸렸던 것 뿐이다.

나 [잘자...]

그리고 나는 잤다.







97

나는 잤다. (웃음)
물론 우려하던 일은 벌어 지지 않았다.
역시 신뢰를 배신하지 않았어...
하야토라면 파쇼네에 들어갈 수 있겠어.
잔 시간은 얼마 안됐지만 피로는 조금 사라졌다.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던 중 하야토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들지 못한 건지 눈이 붉게 충혈되있었다.

하야토 [돌아가게?]

나 [응....]

...이 집에 왔을 때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렇다. 모든 것의 시작은 죠죠 4부 에니그마 에피소드 때문이었다.
웃고, 울고, 또 웃고... 첫 키스 했다.
...남자끼리 라는 의미로...
하지만 이 긴긴 밤을 마침내 넘어 섰다.
하야토의 눈을 봤다.
음, 맑은 눈빛을 하고 있다.
시간은 걸릴 테지만, 우리들은 곧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하야토 집을 나왔다.
아직 취기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새벽녘 거리를 천천히 걸어 갔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웠다.

3부 끝!!

...이런 느낌으로 집에 돌아왔지만...
격렬한 숙취와 후회로 그날 하루 종일 침대에서 나올 수 없었다.
하야토와는 이 후 1주일 정도 만나지 않았다.





98

아무튼 이걸로 전반전 종료.
그러다가 저번 주 일요일, 내 여자 친구한테 들켰다.
그리고 난장판이 벌어졌는데...






108

그럼 우선 후속 이야기를 쓴다.

여자 친구 스펙.

여자 친구 이름은... 나츠메 마사코 닮았으니까 나츠메 라고 할까.

나츠메.
25살....인가..24인가...아무튼 그 정도.
회사 다닌다.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사귄 사이 wwwwww
키 165에 체중은 의외로 꽤 나간다. 
뚱뚱한 건 아니지만, 체형에 꽤 신경 쓰고 있어.




역주







105

하야토는 연예인으로 치면 누구 닮았어?





109

>>105

오다기리 죠...에 가깝다.
수염도 나 있고.




역주






110

저번 주 일요일에 오랜만에 여자 친구와 만났다.
여자 친구가 친가에 가 있었기 때문에 꽤 오랜만에 만난 거 였다.
난 여자 친구 집에서 빈둥 거리며 순정 만화책 읽었다.
여자 친구는 PC로 인터넷.
TV 소리만 방을 채웠다.






112

나는 별 생각없이 TV 프로그램을 바꿨다.
헌데 그 프로그램에 아라키 아라히코 선생님이 나와 있었다
나는 흥분했다!!

나 [아라키 선생님이다!! 아라키 선생님이 말하고 있어!]

나츠메 [시끄러. 뭐야, 아라키 선생님이란 건?]

나 [아라키라구! 아라키! 아라키 wwwwwwww]

나츠메 [뭐, 죠죠에 관련된 거야?]

그녀는 죠죠를 읽은 적 없다.

나 [응!! 아라키 선생님!!!]

아라키 선생님이 이번에 소설화된 4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도 오츠이치가 쓴 죠죠 4부를 좋아했기 때문에 흥분했다.

나 [오츠이치다아아아!!]

나츠메 [아, 오츠이치는 이렇게 생겼구나 www]

오츠이치가 쓴 소설은 여자 친구도 읽어본 적 있는 듯 했다.






113

죠죠 프로그램이 끝났다. 나는 실로 만족했다.
정말 한가한 일요일이었다.
오랜만에 여자 친구를 만난 것도 있어서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다.
나는 평소처럼 죠죠를 모르는 여자 친구가 노골적으로 귀찮아 하는 걸
무시하고 죠죠의 대단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라키 선생님이 말했던 4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여자 친구는 정말 귀찮아했다.
그리고 나는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다.

나 [그렇게 4부는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조역이 특히 좋아.]

나츠메 [예, 예.]

나 [어떤 게 제일 좋냐면 에니그마 편의 훈가미야.]

그렇다. 나는 너무 마음을 놓고 있었다.





117

나 [거기서 훈가미가 보여주는 우정이 너무나 뜨거워!]

나츠메 [우정이 뜨겁다, 라...]

나 [하야토랑 술 마시다 뜨거운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거든.]

나츠메 [하야토는...같은 고등학교 나왔다는 그 사람?]

나 [응~ 그러다 우리의 우정도 뜨겁다는 이야기를 나눴어.]

나츠메 [너희들, 사이 좋은걸.]

나 [그렇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우정의 힘으로 이겨냈어!]

나츠메[힘든 일 www 뭐 상관없지만 ww]

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

나츠메 [호오.]

나 [키스로!!]

\(^o^)/







118

바보다. wwwwwwwwwwwwwwww




119

>>117

말실수에도 정도가 있잖아 wwwwwww




122

진짜 바보다 wwwwwwwwwwwwwwwwwwwwwwww






124

거의 척수 반사에 가깝게 말해버렸다.
내 머리속에서 그때 일은 이미 한 세트가 되있었던 것이다.

우정
훈가미
하야토
키스

전부 연결되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우정에 대해 말하면 키스까지 일사천리로
말하게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이건 이미 불가항력.
인간으로썬 멈출 수 없는 운명이었다.
키보드를 치던 여자 친구의 손이 멈췄다.

나츠메 [....키스?]

이대로 가면 발각된다!!! 어떻게 하지!!
진정해라!! 소수다!! 소수를 세자!! 소수는 고독한 숫자...

나츠메 [...키스 라는 건...무슨 소리야?]

나 [아, 아니. 키스가 아니라...키스가 아니야!!]

너무 당황한 나,
끝났다.






126

여자 친구 등에서 오오라가 솟아 오르는 게 보였다.

나츠메 [응...? 뭐...?]

나 [아니!! 키스가 아냐!! 키스가 아니라구!! 실수, 말실수야!]

나는 숨기면 숨길수록 당황하는 타입이었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여자 친구는 앉아 있던 의자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츠메 [왜 그렇게 당황하는 거야 ww]

웃고 있었지만 진짜 웃는 게 아니었다.
뭔가 있다는 걸 알아 챈 것 같았다.

나 [아니~ 나츠메 씨. 그건 말이죠. 키스라던가...그게 아니라.]

우선 말을 돌리려고 노력했다.

나츠메 [...나한테 뭐 숨기고 있지?]

나 [응? 뭘?]

나츠메 [키스는 무슨 소리? 대체 뭘 숨기는 거야?]

무리였다.






128

결국 자업 자득 wwwwwwwwwwwwwwwwwwww





129

나츠메 [어째서 키스라는 말에 당황하는 거야?]

여자 친구는 몹시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등뒤로 식은 땀이 계속해서 흘렀다.
여자 친구가 죠죠에서 처럼 땀의 맛으로 거짓말을 판단할 수 있다면
내 거짓말은 단번에 들켰을 것이다.

나 [당황한다고? 어디에 있는 누가?]

...좋아. 이 응답은 실로 참신하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겼단 생각을 했다.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이것만은 절대 밝히고 싶지 않았다.
다른 여자랑 바람을 핀 거라 해도 용납이 안될텐데...
남자랑 키스라니.... 절대로 안돼!!!

나츠메 [여기 있는 너말야. w 키스라는 말에 너무 반응하는 거 아냐?]

뭐야! 이 여자!! 그 응답에 대응하다니!!
연상의 여자는 괴물인가!!

나 [아니! 나는 반응하지 않았어. 나보단 나츠메 씨 쪽이...]

어떻게든 넘겨야만 한다.
하야토를, 아니 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나츠메 [응? 의미 모르겠는걸 www]

무리, 무리 wwww 못 이길 것 같습니다. wwww






135

어째서 자기 스스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거야.
wwwwwwwwwwww





137

나는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일단 시간이 어떻게든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수외에 없으려나...

나츠메 [누구랑 키스했어?]

날카로운 일격이었다.
하지만 나는 말하지 않았다.
더이상 입을 열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니까.

나츠메 [응? 어떻게 된 거야?]

나는 묵묵부답.

나츠메 [흐음...]

입을 꽉 다물고 있었지만... 여자 친구가 무서웠다.

나츠메 [어서 빨리 말햇!!]

나 [아! 예! 미안합니다!!]

여자 친구가 고함을 치면 나는 못 이긴다...
이건 어쩔 수 없어.
이건 내가 약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아니 정말로 어쩔 수 없다.
실제로 나는...

나츠메 [어서 빨리 말해!!]

나 [옙!! 전부 말하겠습니다!!]







139

>>137

너무 약해 wwwwwwwwwwww





142

>>137

너무 약해서 뿜었다 wwwwwwwwwwwwww





144

왜냐면! 여자 친구, 검도 하고 있단 말야~
죽도 같은 것도 방에 있고... 나보다 훨씬 세다구.
나는 여자 친구가 고함친 걸로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 화내는 게 너무 무섭다.
나 자신이 화낼 때도 무서워서 반 울상이 된다.

나츠메 [....키스 했어?]

나 [.....]

나츠메 [또!!]

나 [아!! 미안해요! 했습니다! 미안해요!]

화내는 건 무서워...
여자 친구가 화내면 정말 무섭다.
어떻게든 화를 가라 앉혀야 했는데...
내가 키스했다고 말하자 여자 친구는 더욱 화를 냈다.

나츠메 [...네 애인, 지금 누구야?]

나 [나츠메 씨 입니다.]

나츠메 [...키스는...애인도 아닌 사람과 해도 된다고 생각해?]

나 [나츠메 씨는?]

나츠메 [지금 네 이야기 하고 있잖아! 빨리 대답해!]

나 [미안합니다! 애인도 아닌 사람과 해서는 안됩니다!]

나츠메 [......]

고함치지 않으니까 더 무서웠다.
나는 빨리 스탠드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강하게 빌었다.

나츠메 [...누구야...]

나 [예?]

나츠메 [어떤 여자야? 상대 말이야.]

나 [.........................]





149

여자가 아닙니다 wwwwwwwwwwwwwww





151

위험해.
아무래도 내가 바람피고 있다 생각한 것 같았다.
아니! 그것만은 절대 안돼!
나츠메 씨는 질투심이 강하다고 할까,
바람을 핀다는 건 자신을 깔보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츠메 [그래서 어떤 여자야? 애인 있는 사람한테 꼬리를 친 바보는?]

위험해. 이대로 가면 나츠메 씨의 죽도 첫 희생자는 나다.
어떻게 하지...그래, 소수다. 소수를 (이하 생략)

나 [....입니다.]

나츠메 [아앙? 안들리는데?]

나 [상대는 남자입니다!!]

말했다...결국...
여자 친구는 대답이 없었다.






155

한참 현실도피를 하고 있던 내 시야에 여자 친구가 들어왔다.
나는 다른 사람이 딱 굳은 걸 처음 봤다.

나 [...키스한 상대...남자야...]

반응이 없다.

나 [나츠메 씨? 저기...들려?]

나츠메 [.....듣고 있어.]

나 [...그러니까, 나 바람핀 거 아냐.]

여자 친구가 조금 제정신을 찾은 듯 했다.

나츠메 [....그거....벌게임?]

나 [아니야!! 진심이야!!]








156

진심이었던 거냐 wwwwwwwwwwwwww




159

이 자식, 진짜 바보다. wwwwwwww




160

>>1

너 더이상 입 열지 마라. wwwwwwwww




162

>>1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너 대체 어떻게 살아 남은 거야?